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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또 이별

노씨네 2021. 12. 17. 08:36

고향 집엔 고령의 부모님이 계시는데 마침 황세가 집에 오니 든든했습니다. 

나는 거주하던 도시로 다시 이동해야 했기에 같이 가고 싶어 하는 아이를 두고 발을 움직여야 했습니다.

속마음은 데려가고 싶었으나 도시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나에게 황세는 덩치가 작지 않았기에 두 녀석은 버거웠습니다.

그리고 아직 습관을 잘 모르는 애를 데려가기에는 모험이 뒤따랐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였기에 산책이나 여러 가지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고향을 갈 때마다 떠나올 때는 정말 황세에게는 미안함뿐이었습니다.

데려가 달라는 간절한 그 눈빛과 행동에도 깜장이만 데리고 가는 나를 옥상에서 배웅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쓰렸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고령의 부모님께는 든든한 울타리 같은 역할을 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어머니는 내려갈 때마다 황세가 얼마나 순하고 영리한지 칭찬하기에 바빴고 이상한 습관에 대해 얘기도 해주었습니다.

엄마께서 동네 이웃집에 마실 가실 때마다 그 집에서 다른 분의 신발을 신고 오신다는 거였습니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봤던 동물 관련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나더군요.

자꾸만 어머니의 신발을 물어 온다는 거였습니다.

우리 황세도 다른 집에 입양되고 나선 그것이 자기를 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 가족의 신발을 물어 오는 것이었던 같습니다.

다시는 가족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자기만의 의사소통이었던 거죠.

그래서 2년 동안을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